2008년 8월 8일 금요일

권위라는 환상

우리가 어떤 말의 내용이나 주장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려울 때면 대부분 그 말을 한 사람의 권위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 뭐 내가 곰곰히 생각해 봐야 어차피 판단하기 어려울 경우나 또는 곰곰히 생각해 보기가 귀찮으면 그 권위라는 것에 의존하면 편하니까 그 속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부처님께사는 이 점을 항상 경계하라고 가르치신다. 맹신은 백해무익일 뿐이다.

그러면 그 권위라는 것은 대체 어디서 오는가? 또는 그 권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까

1. 언론 매체

보수주의자들은 조중동에 실린 글들은 무조건 믿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조중동에 실린 글들은 무조건 믿지 않고, 한겨레나 오마이뉴스의 기사면 무조건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결과는...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거나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면 너무도 뻔한 것들에 대해서도 거의 백팔십도 다른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이는 신념이나 이념과도 관계가 있다.

2. 이념, 신앙

기독교식 논리와 불교식 논리. 좌파적 주장과 우파적 주장. 이 부분은 "한 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다. 아무리 이야기하고 설득을 하려고 도무지 씨알이 먹혀 들지를 않는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성경책에 이렇게 씌였다라고 하면 불자들은 무조건 믿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신념이나 이념은 아편보다 더 무섭다고 했던가?

3. 말하는 사람의 학벌, 지위, ... 등등

경제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이성모 원장님이 하면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시큰둥, 정기문이 하면 "음..." 하면서 고개를 끄떡끄떡. 꼭 같은 이야기를 유창희 거사가 하면 시큰둥, 조계사 주지 스님이 하면 "역시..." 하면서 합장.



4. 말하는 사람의 지명도


5. 용어

일반적으로 어려운 용어, 한자어, 영어, 외국어 등을 많이 섞어 쓰면 권위있는 걸로 착각한다.


6. 말하는 사람의 나와의 거리

이 부분이 참 재미있다. 우리 학교 전기공학과 교수가 겪은 에피소드 하나. 집에서 부인에게 전기에 관한 이야기를 어쩌다 하게 되었는데, ... 그 부인 왈 "여보, 텔레비전에서는 그렇게 얘기 안 하던데...?" 이 부인은 남편보다 그 텔레비전에 더 권위를 부여한 것이다. 자기 남편은 전기공학 박사인데도 말이다. 그 부인에게는 그가 전기공학 박사가 아니라 밤낮으로 시원찮은 남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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