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5일 일요일

모순

우리가 어디서 좋은 글을 보고는 불동 법우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을 때는 "퍼오기"를 합니다. 그 "퍼오기"란 같은 글을 복사를 해서 여기 불동 게시판에 붙여 놓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되면 같은 글이 양쪽 서버에 저장이 됩니다. 결국 많이 읽히는 어떤 글들은 수없이 많은 복사본들이 여러 컴퓨터 서버들에 저장이 되어 있겟지요.

그런데 그렇게 "퍼오기"를 하지 않고 지난번 제가 소개했던 "모셔가기"를 하면 그렇게 많은 복사본들이 여러 컴퓨터에 중복되게 저장이 되지 않아도 됩니다. (물론 마우스를 한번 더 클릭하게 하는 부담을 주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니겠죠.)

아마도 이런 식으로 낭비되는 서버 컴퓨터의 용량을 따져 보면 엄청날 겁니다. 많이 읽히는 글이 몇 번이나 복사에 복사를 거쳐 갔을까를 상상해 보면 되겠지요.

그러면 우리는 왜 그렇게 "퍼오기"를 할 수 밖에 없는가? 바로 우리 나라 포탈들의 폐쇄정책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다음에 있는 어느 카페의 글을 불동 식구들에게도 읽게 히고 싶다면... 저는 양쪽을 들락거릴 수가 있어야 합니다. 즉, 양쪽 열쇠를 다 갖고 있어야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퍼오기"를 잘 하려면 카페, 클럽 등 "폐쇄 동호회"에 많은 열쇠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인터넷의 공개된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는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 글을 읽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만일 몇 사람들 하고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전자우편, 쪽지, 메모, 메신저, 등의 기능을 사용하면 되니까요.

어떤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원한다면 그 글에 쉽게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카페, 클럽 등의 글들은 열쇠를 가져야만 읽기조차 허용을 합니다.

이런 경우, "모셔가기"는 할 수가 없고, 하는 수 없이 "퍼오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게 바로 모순입니다. 많이 읽히기를 원하면서 잘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모순...

또한 인터넷 공개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는 많은 사람들이 읽기 바라는 마음일 텐데 그 글을 퍼 가면 "저작권" 침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우습기 짝이 없는 모순...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글읽기가 가능하도록 하면 그 글이 외부로 "퍼가기"를 막을 수가 있을 것이라는 순진한 (사실은 어리석은) 생각...

이런 것들이 바로 다음, 네이버, 파란, 등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들의 폐쇄정책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거의 세계 1위 수준의 인터넷 사용인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야후나 구글에 밀리는 이유입니다.

얼마 전 몇몇 문제로 약간의 갈등이 있었을 때, 불동의 아름답지 못한 면을 외부로 노출시키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생각 때문에 게시판을 다시 "폐쇄형"으로 바꿔야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던 것을 얼핏 본 것 같은데...

아마도 그건 옳바른 방향이 아닐 겁니다. 우리 불동이 지금 택하고 있는 "개방형" 게시판 정책은 아마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아주 훌륭한 시스템일 겁니다. 게다가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도 "글쓰기"까지 허용하는 "난장판"이라는 게시판을 갖고 있다는 것은 너무너무 훌륭합니다.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에 부합하는 게시판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어째 삼천포로 빠지는 것 같은데... 우리가 신세지고 있는 (공짜로 셋방살이 하고 있는) "파란"의 컴퓨터 용량 절약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싶으시면 "퍼오기"보다는 가능하면 "모셔가기"를 자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자원절약"이고 "환경운동"입니다.

도신 두 손 모음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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